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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정을 쌓아가는 것

언제나 일등 2025. 6. 17. 13:21

아! 꽃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여~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꽃」 전문


그랬다. 사랑할 때, 서로를 알아갈 때 서로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저 남남에 불과했다.
나와 상관이 없는 그저 한 사람.

그러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비로소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

연애할 때는 오빠, 자기야 등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아직 완전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으며 부르던 호칭이 익숙해져서 결혼을 한 후에도 그냥 편하게들 부른다.
하지만, 무슨 법도를 따지느냐고.
따지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더 좋아지려고 고치는 것이다.
이제는 완전해졌기 때문이다.

완전한 부부(夫婦)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자로 夫(지아비 부)와 婦(며느리 부)를 결합하여 사용한다.
결혼을 하면서 부부간의 새로운 호칭이 주어진다. 남편(南便)을 지아비라고 하였고, 처(妻)를 지어미라고 하였다.

여보와 당신 말고도 남편을 서방님, 또는 부군(夫君)이라 했고, 처(아내)는 마누라, 부인(夫人)이라고 했다.

어른들 세대에는 지아비를 남편, 주인(主人), 바깥양반이라 했다.
그리고 지어미는 안사람, 내자, 임자라고 부르곤 했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호칭은 관계를 좀 더 가깝게 이어주고,
친밀함으로 엮어주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