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의 공과(功過), 그리고 멸망과정
개인에게도, 조직이나 단체, 국가에도 공 • 과가 있다.
조선말기 고종은 1637년 선조가 청의 침공으로 남한산성과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고 내정간섭 속에 있던 조선을 개혁하고자 했다.
청나라의 내정간섭을 받아오던 조선, 고종은 조선을 "대한제국"이라 칭하고, 260년 만에 청나라 황제와 대등한 주권국임을 선언하였다는 것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
대한제국, 국호변경의 의의
1882년 청은 조선과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을 체결하면서 ‘조선은 청의 속방(屬邦)’이라는 조항을 넣었다. 당시 위안스카이(원세개)는 10년 가까이 총독처럼 조선 조정 위에 군림하면서, 내정간섭과 청의 국익을 일방적으로 앞세우며 강압적인 무력을 휘둘렀다.
그는 여러 차례 고종 폐위를 시도하였고, 조선이 미국에 파견한 공사가 현지 청 외교관의 지시를 받도록 강요하는 등 조선을 속국으로 계속 묶어두려 했다.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에 1년간 피신(각종 이권을 팔아 넘김)했다가, 독립협회와 가신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1897년 경운궁에 돌아와 독자적 연호인 '광무(光武)'로 정하고, 황제라 칭했다.
이같이 대한제국은 1897년 10월 12일, 야심차게 출범하였으나 13년도 채 안되어 1910년 8월 29일 문을 닫는 '비운(悲運)의 제국'이 되고 말았다.
대한제국은 국제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흥선대원군과 민비, 고종, 대신들은 자기들의 권력다툼과 잇속을 챙기기에 바빴다.
고종은 당시 시대정신인 부국강병에 앞장섰지만 개혁을 꿈꾸었으나 개혁의 의지도, 능력도 역부족이었다. 국제정세와 시간은 대한제국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당시 각국은 조선에서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빴다.
일본의 치밀한 조선침탈 계획 : 국제적인 준비
1902년에 영·일동맹,
1905년에 제2차 영·일동맹,
일본과 미국간 가쓰라·태프트 밀약¹,
포츠머스 조약 등으로 일본은 한반도를 차지하기 위해 서구 열강들부터 설득하기 시작했다.
야심차게 꿈을 가지고 개혁하려던 고종의 노력은 결국 한계에 이르렀다.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할 무렵, 대한제국은 점점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전략적 제의와 아킬레스건
러일전쟁(1904년 2월 8일 – 1905년 9월 5일)에서 승리한 일제는 한국의 주권을 침탈하기 위해 러일강화조약(포츠머스조약)에서 일본측 전권위원의 결의 표명으로, ‘일본국 전권위원은 일본국이 장래 한국에 있어서 취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조치가 동국의 주권을 침해하게 될 경우 한국 정부와 《합의한 뒤 이를 집행할 것》을 여기에 서명한다.’는 내용을 회의록에 넣었다.
이는 일본이 한국의 주권을 침탈할 경우 반드시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고 집행하겠다고 국제적 약속을 하면서 열강의 양해를 구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일제는 무력으로 일거에 한국을 집어삼키지 못하게 되었고, 국제법상 한국의 황제와 정부의 동의가 있을 때에 한해 합법적 형식을 취하여 완전병탄(병합)을 집행할 준비와 절차가 필요하게 되었다.
침탈과정
일제는 먼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1월 17일, 대한제국 외부(外部)를 폐지
1월 20일, 대한제국 외교관 · 공사 · 영사제 모두 폐지했다.
2월 1일, 서울에 통감부(統監府)를 설치
일제는 통감부를 중심으로 대한제국의 완전 병탄을 위한 공작과 정책들을 강행헌다. 통감부는 즉각 고문경찰제도(顧問警察制度)를 실시하여 한국의 경찰권을 장악,
1907년 5월 이완용(李完用) 내각을 수립하여 통감부 밑에 두었다.
1907년 6월 네덜란드의 수도 헤이그에서 제2회 만국평화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고종은 특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한다.
일제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진 문서 을사5조약은 황제 자신이 승인하거나 서명날인하여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조약 체결은 무효이며, 따라서 일제의 국권박탈과 통감부 설치는 불법이란 사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상설(李相卨) · 이준(李儁) · 이위종(李瑋鍾) 세 특사를 파견하였다.
일데는 이것을 트집 잡아 1907년 7월 19일 고종을 강제 양위시키고, 황태자 순종을 즉위시켰다. 그리고 군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통감부설치와 내정간섭의 노골화
그리고 5일 후인 7월 24일 일본인 관리를 대한제국 정부의 차관으로 임명하기에 이른다.
일제가 고종을 강제퇴위하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저항이 격렬하게 일어났다. 일본은 무력으로 이를 억누르면서 한⋅일 신협약(정미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하였다. 이 조약으로 일본인이 행정 각 부의 차관으로 임명되었으며, 일본인 통감이 대한제국의 내정을 완전히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통감부가 내정을 직접 지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한일신협약(정미7조약)’.
한⋅일 신협약의 주요 내용
⋅한국 정부는 시설 개선에 관하여 통감의 지도를 받는다.
⋅ 한국 정부의 법률 제정 등은 사전에 통감의 승인을 받는다.
⋅ 한국 고관의 임면은 통감의 동의를 얻는다.
⋅ 한국 정부는 통감이 추천한 일본인을 관리로 임명한다.
헤이그특사사건을 이용하여 일제는 대한제국의 조세권, 군권, 재판권마저 박탈하고 그들의 관할로 편입시켰다.
이와 동시에 서둘러 한국을 완전히 빼앗을 목적으로 7월 22일 대한제국의 사법권과 감옥 사무를 통감부에 이양하게 하였다.
7월 24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해 신문지법을,
7월 27일, 집회 · 결사를 금지 보안법 제정
7월 31일, 대한제국 군부(軍部)를 폐지하고,
8월 1일, 대한제국 군대를 강제로 해산하였다.
11월 17일, 을사조약(乙巳條約), 늑약(勒約)은 일본 제국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일본군을 동원하여 강제로 체결한 조약.
그런데.... 원래 이토 히로부미가 작성해 온 '을사늑약'은 4개조뿐이었다.
고종은 조약안을 내밀자 고종은 대신들에게 떠넘겼고, 대신들은 황실의 안녕을 보장하는 조항을 넣자고 했다. 주권을 빼앗겨도 황실만 보호하면 된다는 태도였다.
이에 이토 히로부미는 그 자리에서 제5조에 "일본은 한국 황실의 안녕과 존엄 유지를 보증한다"는 내용을 써넣었다.
'병합조약'도 마찬가지였다.
8개조 중 제1조와 2조는 한국 황제는 한국에 관한 통치권을 양여한다는 것과 일본 황제는 양여를 수락한다는 내용이고,
나머지 5개 조항은 무엇무엇을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즉, 황제·태황제·황태자를 비롯한 황실과 황족, 그리고 공훈이 있는 자 등에게 그 직위에 맞는 대우와 세비 및 은사금 지급 등을 약속한다 는 내용이다.
일제는 약속을 지켰다. 순종 황제는 왕으로, 고종은 이태왕(李太王)으로 봉해졌고, 황실을 비롯하여 전·현직 대신들 76명에게 작위를 수여하고 은사금도 지급했다. 이들 중 2명만 작위를 거부했고, 6명은 후에 반납했다. 나머지는 귀족 신분으로 살았다.
제8조는 공포일로부터 시행된다는 조항이다.
이처럼 나라가 망하기 3일 전인 1910년 8월 26일 고종의 아들 순종 황제가 벌인 일은 무능에다 아예 일본제국의 통치를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순종은 이완용과 궁내부대신 민병석에게 대한제국 최고훈장인 금척대수훈장을, 박제순 등에게는 이화대수훈장을 수여했다. 또 황후 윤씨는 황실 및 종친, 이완용의 부인 등 40여명에게 서봉훈장을 수여했다. 500년 사직이 망하는 마지막 순간, 군주와 대신들은 나라를 넘겨준 공로로 훈장을 주고받은 것이다.
을사보호조약, 일제가 불법으로 체결한 조약
일제는 먼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통감부를 설치, 대한제국의 내정을 지도 감독하는 것을 골자로 ‘제2차 한일협약 (을사5조약)’을 작성하여 대한제국에 제출했다. 일제는 이 조약체결을 강요하며 무력으로 궁궐을 포위하며 위협했다.
결국 1905년 11월 17일 내각의 참정대신(내각수반)이 반대하였다. 그러나 일제에 넘어간 5대신의 동의를 받아내는 데는 성공하였다.
하지만, 고종이 끝까지 이를 비준하지 않고 서명과 옥새 날인도 하지 않게 되어 을사5조약은 체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체결되지 않았다.
당시 대한제국은 전제군주제 국가였으므로 전제군주의 승인과 서명날인, 비준은 조약체결의 필수 요건이었다.
그러나 고종이 끝까지 조약비준을 거부하자, 일제는 외부대신 박제순(朴齊純)이 서명날인한 조약문을 가지고, 마치 을사5조약이 체결된 것처럼 속전속결로 공포한 다음 이를 무력으로 강제 집행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을사늑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