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승용차로 다니는 것이 일상의 교통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7080 세대에게 어린시절의 익숙한 풍경은 정해진 시간에 정류장이나 역으로 달려가 버스나 기차를 타고 통학을 했던 추억이다.
기차나 버스는 통학시간에 맞추어 시간이 배정되어 있었다. 놓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부지런하게 움직여야만 했다.
거의 매일 책가방을 매고 정류장으로 달린다.
신작로 길을 넓히고 처음으로 마을에 버스가 들어오던 날, 온 동네 사람들이 정류장에 가득 서 있다. 그 버스가 늘 익숙하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가로수 길에 먼지를 뽀얗게 날리며 달리던 그 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기차를 처음 탄 것은 코 흘리게 시절, 열차를 타고 외갓집에 갔던 추억이 있다.
지탄 Jitan(池灘 / 池滩 / チタン) 경부선의 철도역,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 지탄 1길 28 (지탄리 807) 소재. 무궁화호가 1일 2회(상행 1회, 하행 1회) 정차한다.
그 설레임, 어린 가슴에 영원히 잊히지 않는 신세계였다.
면소재지에 작은 기차역, 열차가 선다.
지금은 역부러 열차를 타지 않는 이상 기차역에 갈 일도 없다.
매일 철길 앞 건널목엔 차단기가 올라가기를 기다리던 아이들, 열차가 역에서 손님을 태우고 출발하며 건널목을 지날 때까지 상당히 긴 시간을 기다린다. 열차가 건널목을 지나며 힘차게 울려주던 삐~익 소리도 옛이야기가 됐다.
이젠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던 추억도 나뭇잎이 타던 냄새처럼 기억만 남아 있다.
당시 비둘기호 열차는 모두 표는 같았다. 먼저 타면 자리에 앉고 그렇지 못하면 서서 간다.
열차 문 입구에서 소란하게 들리는 덜커덩 거리는 소리와 바람을 맞던 그 시절, 열차 안에서는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대화들이 정겹기만 했었다.
등하교 통학시간이면 콩나물시루처럼 가득 태우고 떠나는 열차, 기차가 터널의 어둠 속으로 들어서면 깜박이며 떨리던 형광등, 불이 켜지는 순간 순식간에 침묵이 흐른다. 이내 창 틈으로 들어오는 터널의 시원한 공기와 그러나 섞여 들어오는 축축한 냄새....
오늘 나는 SRT를 타고 고향에 내려간다.
수서에서 50분이면 대전에 도착하고, 오랜만에 기차를 갈아타고 고향에 내려갈 추억에 마음이 설렌다. 그렇게 기차는 달려간다.
50년이 지나 오랜만에 기차를 타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