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오늘 밤은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잊혀진 계절
1982년, 가수 이용이 발표한 '잊혀진 계절'을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같은 시대에 살았던 청춘들은 잊을 수 없는 노래이지요.

'우~~~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학교를 마치고 전파사를 지날 때면 들려오는 노랫 소리,
소풍 때면 장기자랑 시간 때가 되면 누구가는 꼭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그 당시로는 아직은 그런 것을 느낄만큼은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분명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어린 가슴에도 노래를 부를 때마다 왜 그토록 가슴이 시렀었던지.

지금도 나에겐 그 날의 사연들이 마음 한켠에 추억의 낡은 앨범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노래 원곡의 제목은  '9월의 마지막 밤'
우리가 노래를 부를 때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라고 부르지만, 작곡가는 "9월의 마지막 밤을"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40여년이 지난 어느 날, 잊혀진 계절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다시금 열일곱살 꿈같던 그 시절을 돌아가게 만드는 통화를 길게 했습니다.
시골길 낡은 가로등 아래서.....

카톡 사진을 보았는지 문자가 왔습니다.

"사진 보니 따뜻한  눈빛은 여전하네요~"
시간을 열일곱살 때로 돌릴 수 있다면,
오빠와 나의 인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가슴 시리도록 아픔을,
세월의 흔적은 없었을 거 같아~
오늘 밤은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이튼날 아침 문자가 왔습니다.
~^**^~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고,
행복하게...
매일
서로 격려하며
말로 하지 못한 것들은
글로 남길게요.

나도 오랜만에 추억의 낡은 필름을 되돌리며 긴 밤을 보냈습니다.

청춘을 그녀와 함께 보냈던
하염없이 한숨짓는 녀석을
많이 많이 달래 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