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문자, 그리고 문명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는 존재했다. 이처럼 말은 있으나 표기 수단은 없이 오랜 세월이 지나 문자가 발명 되었다.
얼마나 놀라운 발전인가. 그러나 문자도 어려운 것은 소멸되고 편리한 것으로 발전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날에도 말은 많으나 표기되는 문자는 많지 않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중국은 아직도 자기들의 문자인 한자를 사용하면서도 한자의 발음을 표기조차 할 수 없다. 표준어 발음을 위해 영어 알파벳(중국식으로 사용)을 차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스스로는 발음도 못하는 문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민족, 한글의 위대성을 알 수 있다. 소리까지 글자로 표기할 수 있다. 이처럼 표기가 가능한 문자는 전 세계에 유일하다. 그러니 중국이나 일본, 모든 민족이 속으로는 얼마나 한글을 부러워하는지 모른다.
문자와 역사, 그리고 문화
오랜세월 축척된 지식은 문화를 만들었고, 그 문화는 언어를 바탕으로 쌓아 올린 결과이다. 우리언어는 언제부터였을까?
한글은 음을 표기하는 언어이다. 한자는 뜻 글자이다. 우리는 한자를 빌려(차용)하였고, 외래언어도 유입되어 오늘의 한글을 구성하고 있다.
78~80%정도는 여전히 한자를 가지고 사용하고 순수 우리말20% 정도가 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순수 우리말이다. 그러나 춘하추동으로 한자로도 사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들의 글자가 돼 만들어 졌는지 강희자전에 설명하고 있지만, 그들의 언어에 대한 해석으로 부족함이 느껴진다. 오히려 우리가 풀이하는 것이 더 옳은 경우가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한자도 중국인들이 쓰는 중국어일 뿐다 한자가 본래부터 한족이 만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 갑골문으로 부터 쓰어져 온 언어였고, 수많은 변천의 과정을 통해 비로소 한족에 의한 나라가 세워진 한나라 때 글자를 정리하게 되어 한자가 통일된 것이다. 그러므로 한자가 중국의 한족만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언어는 인건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우리의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들도 정확히 그 의미를 모르지만, 우리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담고 표현하는 언어적 표현들이 있다.
아리랑
이제 구체적으로 우리 노래 민요와 우리의 전서가 가장 많이 담겨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정확한 뜻은 모른다. 그러나 아리랑에는 신바람(신명나게)나게 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리랑~하고 소리가 나오면 가슴 속에서, 저 밑바닥으로부터 무언가 올라 온다. 시간이 흐르면 어깨가 올라가고, 엉덩이가 들썩인다.
알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아리랑"의 뜻은 무엇일까? '알송달송'하다.
그래도 몇 가지 단서가 있다. 차례로 살펴 보자.
아리수(阿利水)
서울의 젖줄인`한강(漢江)'의 옛 이름이다. (광개토대왕릉비문), 아리는 '물(水)'의 뜻이다.
‘아리’는 ‘크다는 뜻의 옛 우리말’이라고 사전에도 나와 있다. 이런 걸 보면 한강은 큰 물이다. 몽골어의 ‘아리’는 ‘깨끗하고 성스러운’이라는 뜻이라 한다. 옛 문헌에 몽골 고원에서 발원하는 흑룡강(아무르 강)도 아리수라 했고 압록강도 '아리수'라 적었다고 한다. 성스럽고 큰 물에는 다 ‘아리’라는 말이 붙는 걸 알 수 있다.
아리랑 민요
우리민요 아리랑은 여러 갈래로 퍼져나가 많은 지역에서 노래들이 만들어져 부르고 있다.
강원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해주아리랑 등이 있다. 경기아리랑 또는 '신아리랑'이라 불리는 아리랑은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민요이자, 명실상부한 한국 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노래. 지역마다 무수히 많은 버전이 존재한다. 유네스코에 의하면 '아리랑'은 약 60여 종, 3,600여 곡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 그 중 강원도 정선 아리랑이 가장 오래되었으며, 가장 잘 알려진 버전은 경기도 아리랑이다.
아리랑 작사·작곡 미상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리랑 해석 시도
몽골, 브리야트 등에서 현재도 사용하는 ‘알혼’은 ‘드물다, 메마르다’의 뜻이라고 한다. ‘아리’라고 말하는 것은 멀리 바이칼 호에서 남하하여 몽골 초원을 거쳐 백두대간에 이르는 드넓은 지역에 퍼져 살아온 동북아 기마민족의 언어생활에서 나타난다. 광개토대왕비에 한강을 ‘아리수’(阿利水)라 적었는데 ‘아리’는 ‘크다'는 뜻의 옛 우리말이다. 한(크다)강은 큰 물이다.
한자로 대전(大田)의 순수 우리말로는 '한밭'이다. 할아버지도 한아버지이다. 크신 아버지 곧 아버지의 아버지를 일컫는다.
몽골어로 ‘아리’는 ‘깨끗하고 성스러운’을 뜻한다.
우리말은 한반도 내에서도 지역마다 다르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즉 사투리마다 다르다.
그래서 ‘아리’는 생기다, 존재하다의 뜻도 있다.
‘알’, 일본말의 ‘아리’(あり)도 우리말의 ‘알’과 같은 어원이다.
존재의 가능태, 생명을 가진 씨앗을 ‘알’이라 했가. 우리는 씨앗 하나 하나를<낱알>이라 부르고 있다. 일본어 사전에도 ‘아리’는 ‘존재, 가능, 있다, 살다’의 뜻이다.
‘아리’는 고대로부터 동북아시아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아리는 생명의 원천(대자연), 신일 수도 있다. 또 ‘아리수’는 큰 강이라는 의미도 있고, ‘생명의 원천인 성스러운 물’, ‘신이 내린 물’이라는 뜻이 된다.
이처럼 ‘아리’는 예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리따운, 아리땁다’는 매우 빼어나게 아름다운 것을 일컫는다.
아리에서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을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움’은 알(아리)이 밖으로 흘러 나온 것 곧 현현, 존재 양태, 그림자이다.
‘아름다움’은 너무나 뛰어나거나 빼어난, 다른 것들과는 차별된 성스러움, 귀한 것, 드문 것, 흔치 않은 것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 알(아리)에서 아픔도 흘러 나온다. 그냥 아픈 것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근원부터 흘러 나오는 아픔, 그것을 ‘아리다’(애리다)고 한다. 옛 어른들은 입에 혓바늘이나 구강염이 생기면 ‘혀가 아리다’고 했다. 아린 것은 매우 구체적인 살의 통증을 뜻한다.
마음이 아프다는 뜻의 ‘아리다’는 그 짝이 되는 낱말로 ‘쓰리다’(고통스러운 아픔이 시려오는 것)를 데리고 왔다. '아리다'와 '쓰리다'는 한 쌍이다.
아리랑의 "아리= 알이(알)+랑(함께, 재촉)"
알은 유라시아 민족 모두가 사용한다. 단지 글자만 다를 뿐이다. 아랍에서도 알라(알)를 쓴다.
러시아의 떵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인 에벤키족은 "아리=맞이하다. 쓰리랑 =느껴서 알다"로 사용하고 있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리다 = 외부적인 아픔(속에서 밖으로),
쓰리다 = 내부적인 아픔(속에 박혀있는)
쓰리다는 ‘스리다’에서 나왔는데, 사전을 보면 ‘스리’는 ‘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라는 뜻이다. 정말 너무나 생생하고 아주 사실적인 표현을 담긴 말이다.
또 ‘알다’와 알 것도 같은 데 확실하지는 않다는 뜻의 ‘아리송하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아리’가 알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그러나 정신 세계와 철학에서는 알 것도 같은데 쉽게 이해되지 않거나 그 신비롭고 깊은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그 본질 세계를 아는 것은 처음엔 아리송하게 다가온다. 점점 깨달음 곧 점점 깊게 알아가게 된다. 진정한 앎의 세계가 그렇다. 처음에 흐릿하고 아리송할 뿐이다.
(성기완 시인·밴드/교수)
'아리아리'는
사전에 올라 있진 않지만 '없는 길을 찾아주거나 막힌 길을 뚫어준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도 '파이팅'을 등재하면서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 싸우자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 또는 응원하는 사람이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사용된다.(중앙일보, 경향신문)
'아리랑' 노래에도 이미 이러한 민족의 정서가 배어 있고, 우리 주변에서도 비슷하게 민족의 정서가 뭍어나는 표현들이 있다.
아리랑, 한국적 정서
"랑"은 물결치듯 반복되는 것으로 밭 이랑고랑에도 쓰이고, 함께라는 의미로 '너랑나랑, 우리랑'에도 쓰인다. 또는 언덕, 재, 령(큰 고개)을 의미한다.
이러한 민족적 정서는 다양하게 우리 문화와 생활 속에 배어 있다.
하여간 아리랑을 부르면 신이 난다.
신난다
하여간 '신난다, 신났다, 신나, 신났어, 신나느냐, 신났느냐, 신명난다'
역시 다 알 수는 없지만, 민족적 정서를 나타낸다.
"‘신(神)난다’는 표현은 맞는 말일까? 속담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은 무속적인 요소가 짙게 배어 있다." 오랜 세월 사용해 온 표현이지만, 어디에서 유래 했는지 어원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우리민족이 살았던 지형으로 보면 고구려는 북방의 언어(중국, 몽골, 거란, 서역)를, 백제는 중국과 일본에 영향을 주고 받았으며, 백제와 신라는 멀리 동아시아와도 교류가 있었다.
언어는 외국어들이 들어와 정착하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 상인들의 교류에서 제일 먼저 접하게 된다. 우리말과 인도의 타밀어와도 같은 단어들이 2천여개가 된다. 이처럼 언어는 종교와 관련하여 함께 가장 많이 쓰인다.
‘신나다’(2014년 표준어로 등재)
흥이 나고 기분이 아주 좋아지다(become happy; become delighted; become elated)
신나는 것은 기분이 좋을 때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즐거움을 말한다. 억누르려 해도 눌러지지가 않는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어깨춤이 나고 엉덩이가 들썩대고, 발은 벌써 박자를 맞추고 있다. 여기서 신나다는 말은 무엇일까?
신나는 음악은 사실 ‘신이 나오게’ 하는 음악이다. 그러고 보면 신나게 하는 데는 음악만한 게 없는 듯하다.
그렇다. 사람이 신바람 났을 때 ‘신나다’라는 말을 살펴보면 ‘신(神)이 나온다(出)’는 뜻이다. 반대의 경우는 ‘신이 들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주로 외부의 신이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조현용 교수)
그리고 아이들이 기분이 매우 좋아질 때 ‘신난다!’라고 자주 말한다. 이 ‘신나다’가 예전에는 한 단어가 아니었다. ‘신’과 ‘나다’를 띄어서 썼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단어로 보고 모두 붙여서 쓰게 되었다.
[KBS 우리말 배우기 (2015-09-30)]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신나다'는 '어떤 일에 흥미나 열성이 생겨 기분이 매우 좋다지다'를 뜻하는 한 단어이므로 '신난다'로 붙여서 사용하는 것이 옳다.
사전('신난다' 2014년 등재)에 의하면 '신난다'를 ‘신(神)난다’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 사용된 예라고 할 수 있다.
신난다는 말은 ‘어떤 일에 흥미나 열성이 생겨 기분이 매우 좋아지다’는 뜻의 단어는 입니다. 여기서 ‘신’은 ‘귀신 神’이 아니라 ‘어떤 일에 흥미나 열성이 생겨 매우 좋아진 기분’을 뜻하는 <순우리말>인데요. 일상에서는 ‘신난다, 신바람 난다, 신명 난다’ 등으로 쓰이지요. ‘신’과 마찬가지로 ‘신바람’ ‘신명’도 순우리말입니다.
그런데, ‘신’이 어디서 나오는가?
신이 나오기 위해서는 우선 뭔가에 호기심과 흥미, 재미가 있어야 한다. 틀에 박힌 생각이나 행동에 갇혀 산다면 새롭고 신날 일이 없다.
이럴 때 스스로 변화를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끔은 전혀 예기치 않은 것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것에 푹 빠졌을 때 신이 난다. 그 분야에 더 깊이 빠져들면서 신바람을 넘어 신(神)들린 듯한 경지로도 들어갈 수 있으니 인용문에서처럼 ‘신(神)난다’는 표현도 가능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무속신앙이나 민속학>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일상에서는 ‘신나게’ 살 궁리만 해도 충분하다. (문화일보 김정희 기자)
신(神)
신이라는 단어를 꼭 신(神)이라는 한자와 연결할 필요는 없다.
새롭다는 의미의 신(新)이라는 한자가 더 잘 어울인다.
新자는 辛(매울 신)자와 木(나무 목)자,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新자를 보면 辛자와 斤자만이 이것은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만든다는 뜻이었다.
나무 목에 설립, 새로운 가지, 잎과 순을 말한다. 그런데 옆에 쓰인 도끼 근이 붙어 있다.
신(新)자를 가만히 보면 나무(木)와 도끼(斤)가 있다.
새 순이 서다라는 뜻의 립(立). 도끼로 나무를 찍으면 또 새 순이 올라오는데 이를 립(立)으로 하여 이 셋이 모여 신(新)이라는 한자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의 이치를 잘 담아 낸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새로운 것,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고 흥이 돋아나 즐거움이 충만해 진 것을 <신바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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